[책] 천국에서 온 탐정2-천 개의 목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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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천국에서 온 탐정》이 역주행하고 있다는 소식을 들었다. 우연히 도서관에서 찾아 읽었던 책이 뒤늦게 주목받고 있다니 신기했는데, 마침 2권이 출간됐다는 소식까지 접했다. 바로 창원시 도서관에서 책을 빌렸는데, 완전 새 책이었다! 럭키비키
2권에서는 1권에 이어 유진신과 성요한이 양재익을 쫓으며 여러 범죄를 해결하고 악에 맞서는 이야기가 펼쳐진다. 기존 인물과 사건이 확장되고 새로운 설정이 더해지면서 이야기의 규모도 커졌다. 문장의 호흡이 짧고 사건이 끊임없이 이어져 책은 술술 읽힌다. 새로운 단서도 계속 등장해 지루할 틈이 적고, 다음 이야기가 궁금해지는 힘도 분명하다. 다만 1권에서 느꼈던 개연성에 대한 아쉬움은 2권에서 더 크게 다가왔다. 여러 등장인물과 사건, 과거의 서사를 한꺼번에 엮다 보니 자연스럽게 연결된다기보다, 전개를 위해 억지로 이어 붙였다는 인상을 주는 부분이 있었다. 읽다 보면 “엥? 이게 이렇게 연결된다고?” 싶은 장면도 적지 않았다. 이야기의 규모는 커졌지만 사건 사이의 인과관계가 충분히 설득력 있게 쌓이지 않아, 반전이나 새로운 사실이 밝혀져도 놀라움보다는 작위적인 느낌이 먼저 남았다. 양재익은 중요한 인물인 만큼 많은 서사가 부여됐지만, 과거와 현재의 행동이 자연스럽게 이어지지 않아 인물의 방향성이 선명하게 다가오지는 않았다. 상황에 따라 성격과 행동이 크게 달라지는 것처럼 보여, 입체적인 인물이라기보다 이야기를 진행하기 위해 변화하는 인물처럼 느껴지는 순간도 있었다. 작품 전반에서 양재익이 지나치게 극단적인 사이코패스로 묘사되는 점도 개인적으로는 다소 과하게 느껴졌다. 악역을 강렬하게 보이게 하려는 의도는 이해하지만, 행동이 극단으로 치달으면서 오히려 현실감과 설득력이 떨어졌다. 결말 역시 그동안 쌓아온 서사에 비해 허무하게 느껴졌다. 많은 이야기를 부여받은 인물인 만큼 마지막에는 그에 걸맞은 의미나 여운이 남기를 기대했는데, 설정이 충분히 정리되지 못한 채 마무리된 인상이 강했다. 1권에서는 유진신과 성요한이 서로 다른 진행 방식으로 사건에 접근하면서도, 결정적인 순간에는 자연스럽게 호흡을 맞추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하지만 2권에서는 사건과 인물들의 서사가 동시에 확장되면서 두 사람의 관계가 이야기의 중심에서 조금 벗어난 느낌이었다. 성요한은 1권보다 가벼워졌고, 유진신은 반대로 더 무거워졌다. 두 사람의 변화가 관계를 풍성하게 만들기보다는 오히려 균형을 무너뜨린 것처럼 느껴졌다. 그래서인지 2권을 읽는 동안 오히려 1권에서 보여준 두 사람의 호흡이 더 그리워졌다. 사실 1권을 읽고 나서 2권이 나오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두 사람의 관계와 다음 사건이 어떻게 이어질지 궁금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막상 2권을 읽고 나니 기대했던 만큼의 만족감보다는 아쉬움이 더 크게 남았다. 사건과 설정, 인물들의 서사가 한꺼번에 늘어나면서 이야기의 중심이 흐려졌고, 각각의 사건과 인물에게 충분히 몰입하기도 어려웠다. 재미가 없었다기보다는, 더 잘 다듬어질 수 있었던 이야기라는 생각이 들어 아쉬움이 남는 작품이었다. 그래도 마지막에 특별수사팀이 만들어지고 여러 인물이 한 팀으로 모인 만큼, 3권에서는 이 설정을 잘 살려줬으면 좋겠다.
무엇보다 유진신과 성요한이 정식으로 팀을 이뤄 사건을 해결해 나가는 이야기를 보고 싶다. 복잡한 설정은 조금 덜어내고 중심 사건에 집중하면서, 두 사람이 서로의 부족한 부분을 채워가는 방식이 중심이 된다면 2권에서 아쉬웠던 부분도 보완될 것 같다. 사건 사이의 인과관계와 인물들의 행동을 조금 더 설득력 있게 다듬어, 1권에서 느꼈던 두 사람의 매력과 균형 잡힌 호흡을 다시 보여주기를 바란다. 아쉬움은 남았지만, 그래도 3권이 나온다면 또 읽을 것 같다. 이번에는 1권에서 느꼈던 그 콤비의 매력을 다시 만날 수 있기를 바라며!
“악에 맞서 싸운다는 핑계로 뭐든지 해도 된다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부끄러운 짓을 저지르고도 우리는 악과 싸워 왔으니 괜찮다고 넘어갔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그토록 증오하던 악과 꼭 닮은 모습으로 변해버렸으면서도 여전히 스르로를 선하다고 믿는 괴물이 되어버렸습니다.” 결국 악과 정의는 한 끝 차이가 아닐까...?! 악을 처단하고 정의로움을 펼치는 것도 일종의 악행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